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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

2024년 01월 04일 목요일 - 달봉이에게 쓰는 일기

  • 2024.01.04 포스팅


달봉아. 힘겹게 버티고 버티다 결국은 밤하늘 작은 별이 되었구나.
어제저녁부터 호흡이 거칠어지고 마른 기침을 하며 잠 못 드는 모습에
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아빠는 새벽까지 잠 못 들다 술김에 겨우 잠이 들었단다.

아침에 눈뜨자마자 거실로 나가니,
평소와 다른 눈빛으로 빤히 아빠 얼굴만 바라보는 네 모습이 아직도 가슴 깊이 아른거린단다.
힘겨워 거친 숨을 내쉬면서도 아빠 얼굴만 빤히 쳐다보는 네 모습에 출근길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.
마지막을 직감한듯한 너의 모습에 아빠는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단다.

업무 중 네가 위독하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는
업무를 내팽개치고 황급히 병원으로 향했지만, 너의 마지막을 함께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단다.

8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빈 집에서 엄마 아빠만 기다리던 너인데,
마지막까지 얇은 숨을 내쉬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아빠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.

그동안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고,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 같아 정말 미안해.
너의 한평생을 엄마아빠와의 추억으로 채워줘서 고맙고,
아빠의 20, 30대를 행복한 추억으로 채워줘서 진심으로 고맙단다.
사랑하는 달봉아,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친구들과 즐겁게 잘 지내길 바래.
미안한 부탁이지만, 하늘에서 한 번만 더 엄마 아빠를 기다려 주겠니?

사랑한다. 나의 댕댕이 달봉이.